독서 일기

002. 서점의 일생 (책 파는 일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에 관하여)

mizpah 2019. 11. 6. 12:05

 

서점의 일생 - 책 파는 일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에 관하여

야마시타 겐지 지음 / 유유출판

 

  • 읽기 난이도: 누구에게는 보통, 누구에게는 쉬움
  • 완독 시간: 반나절~하루
  • 책 크기: 작고 가벼움(305p)
  • 미즈바 평점: ★★★★★ (초반이 지루하다면 관심있는 부분부터 읽고 다시 초반으로 돌아와 보자. )
    (별점기준: 5개: 인생책(꼭 읽자), 4개: 추천책(읽자), 3개: 관심자가 읽으면 좋을 책)

 


일본 쿄토에 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케이분샤와 선물가게 호호호좌를 추천한다. 케이분샤는 쿄토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전차나 버스 타고 가야 하지만 간김에 케이분샤, 호호호좌를 보고 온다고 생각하면 먼길 간걸 후회하지 않게 된다.

 

서점의 일생은 호호호좌를 오픈하고 운영중인 주인장의 인생관이자, 가치관, 서점을 운영하면서 얻게된 노하우가 듬뿍 담긴 상남자의 이야기다. 저자가 처음부터 호호호좌를 만든건 아니다.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친 방황기를 거쳐 독립 잡지를 내고, 우연히 서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따뜻한 경험과 내가 하고 싶은게 이거다!는 진실의 순간을 마주치게 되고 서점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이 서점이 호호호좌는 아니다. 첫 서점은 바로 가케쇼보였다 

 

가케쇼보는 2004년 개업했고 11년간 살아남았다. 하지만 가케쇼보의 책방 비즈니스 모델로는 지속적인 성장은 어려웠다. 그래서 저자의 오랜 고민과 경험, 새로운 도전으로 "서점" 중심에서 "상품과 도서" 중심으로 경험 컨셉을 새로 잡고 오픈한 가게가 호호호좌다. 

 

이 책에는 서점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가득하다. 보면서 이게 서점에만 적용되는게 아님을, 자기만의 상점을 차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획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공감하고 공통적으로 새길만한 교훈과 저자만의 깨달음이 가득하다. 오리지널리티는 자기에게서 시작하는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함을 다시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좀더 궁금하면 아래 내용을 살펴보자.

 


 

 

하나. 헌책방에는 내 가치관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다른 가게에서는 3,000엔 하는 책도 우리 가게에서는 100엔에 팔 수도 있고, 다른 데서 100엔에 파는 책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3,000엔에 진열하는 것도 가능했다. 사는 사람은 그 가게의 가치 기준을 믿고 책을 한다. 제시된 가격으로 산다는 것은 속이거나 속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뜻이다.

 

#미즈바 기획 포인트 1:

내 서비스는, 내 상점은 내 가치관으로 사용자를 설득 시킬 수 있을까? 고객은 내가 제시하는 제안을 인정해 주고 있는가? 아니라면 왜일까?

 

둘. 확인 구매 VS 발견 구매, 내가 제공할 구매 경험은?

손님 중에는 이미 자신이 알고 있어 익숙한 키워드에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가게에 들어와도 "그게 없네. 이것도 없네. 내가 아는게 하나도 없는 걸 보니 이 가게는 재미 없네"하게 된다. 나는 이걸 '확인 구매'라고 한다. 확인 구매는 대형 서점으로 가야 한다. 인터넷 서점형 구매 형식이다. 아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원하는 제목이 눈앞에 곧바로 나타난다.

 

반면 '발견 구매'는 아무런 목적을 정하지 않고 책방에 가서 거기에서 만난 책을 처음 보고 사는 것을 이른다. 이는 제안형 서점인 개인 점포만의 구매 방법이다. 하지만 인터넷 서점이 경쟁 상대라면 사실은 모든 오프라인 서점을 즐기는 법이기도 하다. 검색이 아닌 우연한 만남. 생각지도 못한 책과의 자극적인 만남이란 목적 외의 구매, 그것을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오프라인 서점의 강점이다. 가케 쇼보의 최종 캐치프레이즈는 '당신이 찾는 책은 여기에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찾는 책 이외의 책이 여기에는 있습니다'. 이다. 그러니까 확인 구매를 하러 온 사람에게 지루한 책방인게 당연하다. ..(중략) 균형이 어렵다. 

인터넷과 다른 진열법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술서 카테고리에 예술책이 아닌 요괴 워치라는 그림책이 있어도, 삼행 광고 같은 건강 정보지가 있어도 괜찮다. 인터넷은 이런 상태를 에러, 오류로 인식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에러가 아닌 고객을 향한 제안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거기서 책의 새로운 시점이 생겨나는 것 아닐까?

 

#미즈바 기획 포인트 2: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확인 구매인가? 발견 구매 인가?

확인 구매는 온라인, 대형매장에 적합하고, 발견 구매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기대치 않던 새로운 책과의 만남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 오프라인 서점이 잠재적으로 가진, 우연을 활용한 판매법이다. 물론 확인+발견 경험을 합칠 수도 있고, 비중이 다르게 섞을 수도 있다. 요지는 내가 제공하는 구매 유형이 어떤것인지 잘 파악하고 실행하는 것.

 

셋. 당연한 일이지만 상품은 최종적으로 손님이 고른다. 상점에 얽힌 추억을 팔아라.

아무리 가게가 감각을 내세우더라도 결국 손님이 셀렉트 한다. 내가 하는 일은 손님을 대리하여 책을 매입하는 일이다. 단순한 중개이며, 가게에서 책을 고르는 손님과 똑같은 행동 패턴으로 책을 매입하려고 한다. 

가게와 손님의 관계성은 대화와 마찬가지다. 개업 당시 가케쇼보는 상품 선별에도 손님들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물건을 마구잡이로 구비했다. 그렇게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경영 수치로 금세 드러났다.

가케쇼보에 놓인 책은 나의 취향이 기준이 아닌 가케쇼보 고객들 취향이 기준이다. 가게를 꾸려 간다는 것은 나 자신이 개인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내가 bookcafe kuju에 관여 하면서 배운 점이다. 인터넷 쇼핑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상품에 얽힌 추억. 아 그러고보니 이건 와카야마의 bookcafe kuju에서 샀지. 그러고 보니 그때.... 라고 추억.. (중략) 상점에 가기까지의 여정과 공간에 대한 인상, 또 그곳에서 사서 돌아가는 아이템에 추억이 깃들어 있는 것.

 

#미즈바 기획 포인트 3:

내 전략을 판매, 단순 구매지수 증가로 잡지 말고 전지적 관점에서 상상해보자. 책방이 단순 매출 증대가 아니라 추억을 파는 곳이라면 서점을 가는 길 또한 구매 경험에 포함된다. (고객 여정을 생각해보자) 그러므로 서점의 입지가 임대료가 싸고 접근성이 편한 곳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가치관과 전체적인 고객 경험 여정을 그려보고 부족한 점이 없는지 검토해보자.